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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 시인 ‘안부를 묻는 밤이 있었다’ 출간
시 43편, 기억과 상처들을 시적 언어로 풀어내
 
박강복 기자 기사입력  2019/05/06 [14:22] ⓒ IBN일등방송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 정선 시인<사진=문학수첩>    

[IBN일등방송=박강복 기자] 정선 시인은 대상에 대한 시적 이해를 선행하기 위해 대상에 대해 적극적이고 포용적이며 긍정적인 포즈를 취한다.

특히 그 대상이 사랑일 때, 시인은 그 존재나 담론 앞에서 시적 주체로서의 자기를 축소하고, 한 걸음 물러서서, 자기를 초월하는 자세를 잃지 않는다.

사랑에 대한 자아 중심적인 이해가 아니라 사랑으로서의 주체와 대상 사이의 냉정한 공존을 이해하고, 오히려 그것을 자발적으로 받아들이는 태도가 돋보인다. 사랑을 통한 자발적 자기 초월의 의지와 풍경은 우리 시에서 지극히 귀한 진경이다. 김병호(시인·협성대학교 교수)

2006년 ‘작가세계’로 등단한 정선의 시집 ‘안부를 묻는 밤이 있었다’가 출간됐다.

시 43편이 실렸는데, 기억과 상처들을 시적 언어로 풀어냈다.

면 한 폭의 그림이 되고 시가 찬양을 하고 당신들은 피 한 방울만으로도 황홀경을 창조하는 예술가, 위대한 뱀파이어들「뱀파이어를 위한 노래」 부분

정선의 시법(詩法)은 게릴라를 닮아 있다. 우리 시단의 어떤 사조나 흐름에서 벗어나 오롯이 자신만의 독법으로 세상을 읽으며 이를 개성적 언어로 형상화한다.

때론 원초적 몰락을 향해 유유히 걸어 들어가는 나그네나 온몸을 불사르는 광인의 모습으로 분하기도 한다.

위태로운 문장 속에서 이미지의 폭발을 시도할 때는, 단 하나의 폭탄을 가슴에 안고 적진 한복판으로 주저없이 나가는 테러범 같기도 하다.

그의 시는 분명 다국적 연합군이나 잘 훈련된 정규군의 전략에서 크게 벗어나 있다. 난해하거나 관념적이라 할지라도 행간의 긴장을 통해 응축해 놓은 그의 시적 폭발력은 우리 시단에서 쉽게 목격할 수 없는 풍경을 그려낸다. 누가 눈여겨 보아주지 않아도 독고다이로 맞장 뜨는 시인의 운명에서 결코 물러서지 않는다.

그래서 이제는 우리가 그를 한번 제대로 읽어주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들기도 한다.

웅크리고 있던 기억과 감각과 충동 들을 그러모아 정선 특유의 시적 발화를 선보였던 첫 번째 시집 『랭보는 오줌발이 짧았다』가 시인 자신의 상처를 치유하거나 번져 가게 하는 이중적 미학을 보여 주었다면, 이번 시집 『안부를 묻는 밤이 있었다』에서는 앞선 시집에서 치유했던 상처와 기억 들을 질료 삼아 거침없는 모험을 감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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